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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산(3) : 디지털 유언장-사후 대비한 온라인 정보 정리법

by myview3218 2025. 6. 15.

오늘은 당신이 죽은 뒤에도 남겨질 수 있는 디지털 정보들을 어떻게 미리 정리하고,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디지털 유언장-사후 대비한 온라인 정보 정리법
디지털 유언장-사후 대비한 온라인 정보 정리법

 

디지털 유언장

사후를 대비한 온라인 정보 정리법

“종이 유언장은 작성했지만, 온라인 기록은 어떻게 하지?”
“내가 죽은 뒤 클라우드에 있는 가족 사진, 이메일, 블로그 글은 누구에게 어떻게 넘겨줘야 하지?”

많은 사람들이 사망을 대비한 ‘유언장’이나 재산 분할 계획은 생각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남긴 디지털 자산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로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지금, 디지털 유언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유언장이란 무엇인지, 어떤 정보들을 포함해야 하는지, 그리고 실질적인 정리 방법과 도구까지 상세히 안내합니다.

 

1. 디지털 유언장이란?


‘디지털 유언장(Digital Will)’은 사망 후 자신이 남긴 온라인 정보와 계정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미리 정리해두는 문서 또는 지침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유언장과는 다르게, 디지털 공간에서의 권리, 접근권, 삭제 요청, 상속 가능성 등을 다루며, 다음과 같은 기능을 가집니다.

 

● 사망 시점 이후 특정 계정의 삭제 또는 보존 여부 결정

● 특정 데이터(사진, 영상, 글, 문서 등)를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지 지정

● 암호화폐, 클라우드 자료, 메일 계정 등 접근이 필요한 정보에 대한 가이드

● 정리된 계정과 서비스 목록 제공 (정리용 표나 문서 포함)

 

디지털 유언장은 종이로도 작성할 수 있지만, 보통은 비밀번호 관리 서비스, 암호화된 문서, 노션, 구글 문서, 또는 전문 서비스를 통해 관리합니다.

 

2. 어떤 정보를 정리해야 할까?


디지털 유언장을 작성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가 현재 어떤 디지털 자산을 갖고 있는지 목록화하는 것입니다. 아래의 항목들을 참고해, 자신의 계정을 분류해 보세요.

 

● SNS 계정 및 커뮤니티 활동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틱톡, 블로그 등

유튜브 채널, 댓글 활동, 온라인 커뮤니티 계정

사망 후 추모 계정 전환을 원하는지, 삭제를 원하는지 명시

 

● 이메일 및 클라우드 저장소


Gmail, 네이버메일, iCloud,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

이메일 주소를 통해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가 많기 때문에, 이메일 접근은 핵심입니다.

 

● 금융 및 상업 관련 계정


가상화폐 지갑(코인원, 업비트 등) 및 전자지갑

온라인 쇼핑몰 계정(쿠팡, G마켓, 11번가 등)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SSG PAY 등 간편결제 정보

은행 앱 접근 권한은 법적 유산 상속에 포함되지만, 비밀번호와 인증 장치 공유 여부도 중요합니다.

 

● 구독 및 콘텐츠 플랫폼


넷플릭스, 왓챠, 멜론, 애플뮤직, 유튜브 프리미엄 등

자동 결제 해지 대상 여부, 남은 포인트 등 표시

 

● 창작물 및 지적 재산권


노션, 워드프레스, 티스토리, Notefolio, GitHub 등

본인의 창작 기록이 보관된 플랫폼 계정

저작권 처리 방식: 오픈소스로 남길지, 삭제할지, 특정인에게 양도할지 결정

 

● 개인화 데이터


스마트폰 사진 앨범

캘린더, 메모장, 음성메모, 건강 앱 기록

AI 서비스 사용 기록(ChatGPT, 캐릭터AI, 포토AI 등)

 

3. 디지털 유산 정리를 위한 실천 방법 6단계


디지털 유언장을 실제로 만들기 위해선 다음 6단계를 차례로 실천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복잡해 보여도, 한 번만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큰 도움이 됩니다.

 

① 디지털 자산 목록 작성


엑셀이나 구글 문서, 노션 등을 활용해 본인의 계정과 서비스들을 리스트화하세요.

구분    플랫폼 계정명 로그인 정보 처리방식
SNS 인스타그램 @myname 아이디 저장  , 비번 노션 링크 삭제
이메일 Gmail  myname@gmail.com 비번 관리 앱 데이터 전달
클라우드 구글 드라이브 - 구글 계정 연동 사진 보존

 

이런 식으로 항목을 나열하면, 사후에 누군가가 정리하기 훨씬 쉬워집니다.

 

② 패스워드 관리 앱 활용


1Password, Bitwarden, LastPass, Dashlane 등의 암호 관리자 앱을 사용하면,
각종 계정의 로그인 정보, 이중 인증 키, 메모 등을 안전하게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 앱들에는 대부분 ‘응급 접근 설정’ 기능이 있어, 사망이나 장기 미접속 시 지정된 사람에게 접근 권한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③ 구글 Inactive Account Manager 설정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는 디지털 유언장 기능의 핵심 도구 중 하나입니다.
사용자가 일정 기간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사망으로 간주하고 미리 지정한 사람에게 데이터 공유 또는 삭제를 실행합니다.

myaccount.google.com/inactive → 로그인 후 설정

연락받을 사람 최대 10명 지정 가능

공유할 데이터 범위 선택 가능(Gmail, 포토, 드라이브 등)

 

④ 페이스북 유산 연락처 지정


페이스북은 ‘추모 계정’ 전환 또는 삭제를 위해 유산 연락처(Legacy Contact)를 지정할 수 있습니다.

설정 > 개인정보 > 계정 소유 및 제어 > 유산 연락처

프로필 사진 변경, 고정글 작성, 친구 요청 수락 가능

비공개 메시지나 계정 로그인은 불가능

 

⑤ 중요 데이터 오프라인 백업


중요한 문서, 사진, 가족 기록 등은 USB, 외장하드, NAS, 인쇄 등으로 오프라인 백업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디지털 유산도 결국엔 물리적 보관과 병행할 때 가장 오래 보존될 수 있습니다.

 

⑥ 신뢰할 사람에게 ‘이야기’로 전달하기


가장 중요한 점은, ‘이 정보들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과 맥락을 함께 남기는 것입니다.
단순히 계정만 넘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 정서, 의도도 함께 전달해야
진정한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노션, 구글 문서, 메모장 앱에 간단한 메시지나 설명을 덧붙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유언장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디지털 유언장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내가 살아온 삶을 정리하고, 그 의미를 명확히 하는 과정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사진 한 장이, 이메일 하나가, 메모 하나가 평생의 기억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사랑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디지털 흔적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삶의 기록이자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매일 디지털 공간에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 흔적들이 고요하고 단정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오늘부터 디지털 유언장을 준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다음 글 에서는「디지털 유산과 법: 한국에서 사후 개인정보는 누구의 것인가?」
개인정보보호법, 상속권, 저작권, 유족 접근권 등 디지털 유산의 법적 쟁점들을 다룹니다.